‘그들만의 리그 20년’ 영재학교 입시 난맥상.. “尹정부 고교체제 개편 영재학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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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20년’ 영재학교 입시 난맥상.. “尹정부 고교체제 개편 영재학교부터”
  • 한정현 기자
  • 승인 2022.05.16 17:25
  • 호수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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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관성 의대진학으로 분출’.. ‘관리부재가 만든 입시불투명성 사교육의존심화’

[베리타스알파=한정현 기자] 올해로 20년 차를 맞은 영재학교 입시 난맥상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003년 한국과학영재학교(한국영재)가 영재학교로 전환된 후부터 2016년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인천영재) 신설까지 현재 전국 8개교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최대의 사교육유발 전형을 운영하면서 이공계 영재 양성이라는 설립목적과 다른 의대진학 문제로 고입과 대입 입시판 전체를 뒤흔드는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입시의 틀 자체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입과 비교해 보면 기본사항이나 전형계획 같은 사전예고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요강공개(4월말) 이후 한 달(5월 말) 만에 원서접수를 진행하는 수요자 배려 없는 행정편의주의적 입시운영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수요자를 무시하는 폐쇄적인 운영 자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모집 8개 학교 모두 2020학년 이후 수요자의 학교선택 잣대로 가장 중요한 입시실적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한국영재가 원서마감 직후 경쟁률까지 비공개했다. 경쟁률 비공개는 대입 고입 사상 처음 선보이는 일이어서 교육계의 비난이 집중됐다. 게다가 영재학교들은 시도교육청이 매년 3월 말 발표하는 ‘고입 전형 기본계획’에서도 빠진 채 공고되고 있고, 과고 외고 국제고 등이 수요자를 배려해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학교별 당해 연도 전형 기본계획도 공지하지 않는다. 원서접수 한 달 전 이뤄지는 모집요강 공개 전까지 수요자들이 오로지 사교육에만 의존해 입시를 준비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입시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4년예고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입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수요자 배려의 개념이나 입시틀 자체가 아예 없다는 얘기다.

올해 처음으로 전체 공개된 2단계 기출문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장 공개 시기부터 명확하지 않은 탓에 학교별로 공개일자가 모두 달랐고, 한국영재처럼 이달 2일 모집요강과 기출문제를 동시에 공개한 경우도 있었다. 2단계 검사가 당장 7월10일로 예정된 만큼, 당해 연도 입시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개취지를 고려하면 ‘하라니까 한다는 식의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대입 ‘기출문제집’이라고 불리는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가 매년 3월 말까지 공개돼 9~10개월 전부터 대학별고사를 준비할 수 있는 점과도 대비된다. 기출문제를 살펴봐도 ‘문제만’ 공개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문제 들고 학원 가보라는 것이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출제근거와 의도를 공지한 사례도 대전과고 1개교뿐이다.

폐쇄적이고 행정편의적 입시운영은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로 돌아왔다. 수요자 입장에서 기댈 곳은 그간의 입시 데이터가 축적된 사교육 시장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재학교 입시가 최대의 사교육유발 전형인 상황에서 영재학교의 입시 난맥상은 사교육을 더욱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 2021년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이 공개한 ‘전국 영재학교 2022학년 합격예정자 출신중학교 분석’에 따르면 전국 8개 영재학교 합격자 838명 중 서울/경기 학생이 507명(60.5%)이나 됐다. 특히 507명 중 329명(64.9%)은 사교육의 영향력이 막강한 교육특구 출신이었다. 2021학년 영재학교 응시생의 78%가 사교육으로 입시를 준비했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최대 사교육유발 전형을 통과하면서 몸에 배인 사교육 관성이 의대진학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입시준비부터 사교육 영향력 아래 있었던 학생들은 학교 측의 다양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교육을 통해 의대진학으로 몰려가고 있다. 최근 강득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 정시 의약학계열 지원/합격/등록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의예과 입학생 30명 중 8명이 영재학교 출신이다. 출신 학교별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정시 확대와 맞물려 정시 비율이 높은 의대 정원 확대가 맞물리면서 올해부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관리부처가 불분명한 영재학교는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입시운영을 포기하면서 전반적 준비를 사교육으로 완벽하게 넘긴 심각한 상태다. 수요자들 입장에서 보면 예측가능한 게 거의 없다. 가뜩이나 최대 사교육유발 전형이라는 현실에 학교의 입시운영 자체가 사교육 의존도를 강화한 모양새가 됐다. 문제는 사교육 관성이 배인 영재학교가 최근 ‘정시 확대’ ‘통합형 수능’으로 대입 고입판을 뒤흔드는 ‘의대열풍’의 주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대적인 체제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최근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고교체제 개편에 영재학교부터 검토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8개 체제가 된 영재학교는 교육부 과기부 교육청의 관리 사각지대에서 공교육과는 무관한 사교육 최대 유발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그대로 두면 이공계 인재양성이라는 설립목적과는 별개로 의대 최대 배출 학교유형이 될 것이다. 심지어 20개 과고와도 구별되지 않는다. 윤 정부가 주장한 보편적 AI교육 같은 것보다는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다면 영재학교 과고 등 이공계 인재양성 체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영재학교 난맥상이 임계점에 다다랐단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4년예고제’를 시행하는 대입과 비교하면 기본적인 입시틀조차 존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 사각지대’를 점령한 사교육의 관성에 따라 의대 진학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고교체제 개편’이 포함된 만큼, 이공계 인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현 영재학교/과고 체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영재학교 난맥상이 임계점에 다다랐단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4년예고제’를 시행하는 대입과 비교하면 기본적인 입시틀조차 존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 사각지대’를 점령한 사교육의 관성에 따라 의대 진학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고교체제 개편’이 포함된 만큼, 이공계 인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현 영재학교/과고 체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요자 입장에서 파악 가능한 기본 입시틀조차 없어.. 대입 ‘4년예고제‘와 대비>
현재 영재학교 입시는 수요자 배려 없는 ‘행정편의주의적’ 운영이라는 비판이 크다. 모집요강 공개일과 원서접수 시작일의 간격이 약 한 달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가장 빠르게 요강을 공개한 세종영재도 불과 원서접수 33일 전 공지했고, 학교마다 요강 공개 날짜도 모두 달랐다. 업로드 예정일을 알리는 경우도 제각각이라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요자가 개별 학교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락거리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공개일과 원서접수 기간의 간격이 짧은 탓에 지필평가, 개별면담, 학교별 영재성 캠프 등 복잡한 전형구조로 진행되는 영재학교 입시를 충분히 대비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단계별 평가방식과 비율도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수요자는 정확히 어떤 기준을 통해 단계별 평가가 이루어지는지 알지 못한다. 결국 학교별 모집요강이 공개돼도 수요자는 올해 치르게 될 입시의 기본 방향마저 정확히 알 수 없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제12조 영재교육대상자의 선정기준 등에 따르면 영재학교 모두 원서접수 한 달 전까지는 모집요강을 공개해야 하고, 이에 기반해 입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재학교와 교육부 측은 예측 가능한 입시를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전 안내도 없는 상황 속에서 수요자가 원서접수 날짜와 전형방법을 정확히 알고 대응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입시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형의 틀을 4년 전부터 투명하게 공개하고 수요자들에게 알리는 대입과 비교하면 수요자 배려 개념 자체가 없는 셈이다. 

영재학교는 시도교육청이 매년 3월 말까지 발표하는 당해 연도 ‘고교 입학전형기본계획’에서도 빠진 채 공고되고 있다. 고교 입학전형기본계획은 고입의 대략적인 일정과 전형방법을 알 수 있어 대입이 고2 4월 말 공개하는 ‘전형계획’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본계획에 일정이 명확히 나와 있는 곳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운영되는 학교들로, 영재교육진흥법의 적용을 받는 영재학교와 근거 법률이 달라 공시에서 빠졌다. 다만 교육청 내 교육혁신과와 입시일정을 공유하고 협의하긴 한다”고 설명했다. 영재학교와 교육청 간 입시일정 협의와 공유가 이루어지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요자에게 안내되는 정보는 없는 것이다. 

심지어 영재학교들은 과고 외고 국제고 등이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학교별 전형기본계획’도 공지하지 않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전년 대비 올해 입시에서 바뀌는 사안이 무엇인지 알 통로가 전혀 없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기부 소속인 한국영재를 포함해 영재학교 8개교와 지속적으로 입시 관련 사안을 공유하고 있다. 영재학교 입시가 매년 유사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그간 별도의 공지가 없었고, 만일 큰 변화가 있게 된다면 사전에 공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올해 한국영재의 장영실전형 신설 사안도 사전 안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수요자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방부가 관할하는 4개 사관학교와 경찰청 소속의 경찰대학이 법령과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대입의 틀을 따라 사전예고제, 선행학습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영재학교의 폐쇄적 입시 운영.. 입시실적 ‘비공개’에 경쟁률까지>
수요자 영재학교 8개교는 2020학년부터 ‘고교서열화’ 등의 이유로 학교별 입시실적을 모두 비공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고 선발효과 고교유형’이자 ‘최대 사교육 유발 전형’을 진행하고 있는 영재학교가 수요자의 ‘고교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통상 학교별 입시실적이 고교체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꼽히는 만큼, 진학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영재학교 출신 재수/N수생이 지속적으로 의약계열에 진학하고 있는 상황을 공개하지 않기 위해 ‘행정편의주의적’ 조치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영재는 8개교 중에서도 ‘깜깜이 입시’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올해 모집요강/기출문제 동시공개와 더불어 2022학년 입시에서도 8개교 중 유일하게 경쟁률을 비공개한 이력이 있다. 작년 4월 과기부 관료 출신 최종배 교장이 부임한 뒤로부터 ‘깜깜이 입시’의 양상은 심화된 모양새다. 2022학년은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 금지, 지역인재 선발, 의대진학 제재방안 강화 등의 조치가 처음 시행돼 ‘실질 성적표’인 경쟁률 공개를 두고 부담이 있는 상황이었다. 7개교는 이와 같은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경쟁률을 공개했지만, 한국영재만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비공개 방침을 전했다. 당시 2022학년 입시를 치르는 수요자는 물론 이후 입시를 치를 수요자를 무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종로학원이 ‘상위1%까페’ 출처 자료를 통해 접수자 기준, 한국영재 경쟁률을 추정한 결과 정원내 120명 모집에 1080명이 지원해 9대1을 기록했을 것이란 비공식 자료만 있을 뿐이다. 

<올해 ‘첫’ 전체 공개된 2단계 기출문제.. 공개 시기/세부 항목조차 ‘미정’>
올해 첫 전체 공개된 2단계 기출문제도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비판이 컸다. 교육부의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의해 진행은 했지만 개선방안부터 허점이 있었다. 공개 시기와 수준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재학교 마다 공개시기는 대부분 2~4월에 공개됐고 수준도 천차만별이었다. 이달 30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고, 2단계가 7월10일로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자 입장에서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가장 늦게 공개한 한국영재는 2일 모집요강과 기출문제를 동시에 공개해 ‘행정편의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입학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집요강과 기출문제 공개는 학사일정에 따른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개된 기출문제 역시 ‘문제만’ 공지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출제의도와 근거를 수록한 경우는 대전과고 1개교뿐이었다. 공개 취지가 사교육의 영향을 줄이고, 수요자들이 당해 연도 입시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것임을 고려하면 수요자 배려가 부족했단 지적이다. 대입 ‘기출문제집’이라고 불리는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가 매년 3월 말까지 공개돼 9~10개월 전부터 수험생의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대학별고사를 대비할 수 있는 점과 비교하면 ‘공개하라니까 그냥 공개한 시늉을 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4개교(광주과고 대구과고 세종영재 인천영재)의 공동출제 역시 지난해 요강에는 사전예고되지 않고 진행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기출문제 공개 전까지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전에도 세종/인천영재 2개교가 공동출제를 시행한 전례가 있다. 역시 요강에선 사전예고되지 않았다. 공동출제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요강에서 명시적으로 공동출제 사실을 공개하는 게 투명한 입시운영임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들은 수요자에게 알리지 않은 상태로 공동출제를 강행한 셈이다. 결국 사교육 시장에서만 정보가 공유되면서 사교육 의존도를 높였다. 실제 2단계 시험 직후인 작년 9월 한 인터넷강의 업체에서는 ‘2022학년 공동출제 4개교 기출풀이’라는 이름으로 강의가 개설됐다. 입시 커뮤니티 등에서도 시험 직후부터 학원 수강생들을 통한 기출문제 복기본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었다. 2022학년 첫 시행된 ‘영재학교 입학전형영향평가’ 의무화로 기출문제가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면 공교육 위주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알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광주과고 입학처 관계자는 “다른 학교와 공동출제를 한 것은 맞지만, 정확히 어느 학교가 참여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한 입시전문가는 “2022학년 들어 공동출제 학교가 늘어난 가장 큰 계기는 교육부가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통해 지시한 ‘열린 문항’ 출제 때문으로 보인다”며 “상위 교육과정을 활용하지 않으면서 정답 개방성이 높은 문제를 출제해야 하다 보니 개별 학교마다 출제에 관한 고충이 있어 공동출제 방식을 택한 것 같다. 그럼에도 모집요강 등을 통해 수요자들에게 공식적으로 공지하지 않고 공동출제를 감행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다. 

<몸에 밴 사교육 관성 탓에 ‘의대’ 택하는 영재학교 출신.. 2022학년 서울대 의예과 입학생 30명 중 8명이 영재학교>
명확한 입시 체계도 존재하지 않는데다, 학교들의 ‘비공개 행보’까지 겹치며 사교육은 영재학교 입시의 ‘필수 코스’가 됐다. 2021년 10월 강득구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발표한 ‘전국 영재학교 2022학년 합격예정자 출신중학교 분석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국 8개 영재학교 합격자 838명 중 서울/경기 학생이 507명(60.5%)로 과반수를 기록했다. 특히 507명 중 329명(64.9%)은 사교육의 영향력이 막강한 교육특구 출신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입학생이 사교육 지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2021학년 영재학교 응시생의 78%가 사교육으로 입시를 준비했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KAIST 김용현 입학처장 역시 본지 교육시론을 통해 “수도권 출신들이 점령한 영재학교 입시는 사교육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고 있고, 어려운 대학 교과목을 선행하며 적자생존해야 하는 영재들은 대치동 사교육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입학해서도 사교육의 관성을 벗어나지 못해 애써 키운 이공계 인재가 의대로 이탈하는 문제를 낳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강득구 의원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 정시 의약학계열 지원/합격/등록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의예과 입학생 30명 중 무려 8명이 영재학교 출신이었다. 과고 출신 1명까지 합하면 30명 중 9명이 영재학교/과고 출신으로, 정원의 30%를 차지한 충격적인 결과다. 동일한 출처의 2021년 ‘전국 영재학교 졸업생 의학계열 진학 실태’ 자료를 살펴보면 3년간(2019~2021년) 의학계열 지원/진학자가 없는 한국영재를 제외한 영재학교 7개교 졸업생 2097명 중 12.9%(270명)가 의약계열(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제외)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의약계열에 진학한 학생도 8.5%(178명)에 달했다. 현재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건 영재학교 출신 재수/N수생이 대부분이지만, 이대로라면 의대진학 기조가 재학생 사이에서도 적극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이공계 인재 이탈’부터 막을 수 있는 ‘고교체제 개편’ 필요성 대두>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고교체제 개편’이 꼽힌 만큼, 이공계 인재의 ‘의대 이탈’을 막기 위해선 현 영재학교/과고 체제를 손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20개 체제로 운영되는 과고에 8개 영재학교가 선발방식과 시기만 다를 뿐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신설된 영재학교 2개교(세종영재 인천영재)를 제외하고는 모두 과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된 경우라 사실상 모집시기 외에는 근본적 차이가 크지 않다고도 본다. 한 교육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5년간 특목자사 폐지 등의 이슈로 시끄러울 때 영재학교는 ‘무풍지대’에서 사교육 관성을 확대시켜왔다. 의대열풍 이후 ‘이공계 인재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받는 국가의 막대한 지원을 개인의 탐욕을 채우는 데 쓰도록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통합형 수능으로 인해 이공계 분야 쏠림이 나타나면서 ‘영재학교-의대 진학’ 루트를 목표로 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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