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론] 코로나 어려움 닥친 입시 긴밀한 소통으로 넘어서자-이재진 한양대 입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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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코로나 어려움 닥친 입시 긴밀한 소통으로 넘어서자-이재진 한양대 입학처장
  • 베리타스알파
  • 승인 2021.04.19 09:08
  • 호수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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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는 한 국가의 교육철학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이러한 교육철학은 국가로부터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것이 아닌 국가와 국민, 국민과 국민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소통)을 통해서 수립돼야 한다. 대학입시 전형의 준비가 일부 교육전문가들의 견해만이어서는 안 된다. 공정하고 투명한 입시여야 함은 물론이지만 그 방식은 다양한 여론의 지속적인 수렴 결과이어야 한다. 완벽하게 공정하고 투명한 입시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진 한양대 입학처장(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재진 한양대 입학처장(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작년 3월 입학처장의 임기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가장 큰 질문은 왜 내가 입학처장을 맡게 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입시가 교육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교육학 전문가가 맡는 것이 가장 옳다고 판단했는데 학교 측에서 돌아온 대답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전공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입학처장으로서 입시전형을 진행하면서 살짝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함이 느껴졌다. 다만 공정하고 투명한 입시전형은 입시 관련 주체들 사이에 진정한 소통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 

입학처장으로 학교 입시홍보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우리 학교의 대외 구호를 ‘The착한입시’로 표방하기로 했다. 복잡한 입시전형 요건을 최대한 간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사설교육의 비용을 최대한 줄이며 입시로 인해 고생하는 수험생, 학부모, 그리고 입시에 힘쓰시는 선생님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더 덜어드리고 기존에 해온 3무(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및 수능최저 기준이 없는) 정책에 블라인드 평가 방식을 고도화해 입시를 더욱 편하게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예비 수험생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다.  

입시전형 와중에 코로나 사태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입시를 공정하고 투명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치르느라 진땀을 흘렸다. 가장 안전한 방역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해 대학은 최선을 다했고, 혹여 발생할 유증상자들을 위한 공간을 철저한 방역과 함께 확보했다. 한두 건 전형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 중 차후에 확진 받은 경우가 나와 긴장하기도 했지만 역학조사 결과 다행히도 별일없이 끝났다. 대과없이 입시전형을 치렀다. 한숨 돌리면서 생각해보니 수시, 정시, 편입, 재외국민, 실기시험 등 모든 형태의 입시전형이 고도의 소통행위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시 말하자면 한 해 입시농사를 투명하고 공정하고 그리고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입시와 관련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관, 그리고 기관과 기관 사이에 매우 긴밀하고 명확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정확한 입시정보와 함께 안심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구나 하는 정보를, 학부모들에게는 자식에 대한 안타깝고 애태우는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정보를 국가와 대학들이 제공해야 한다. 입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고교 선생님들에게는 목표로 하는 대학에 좋은 학생들을 많이 보내고 합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쓸모 있는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의 교육철학이 입시를 치르는 모든 주체들에게 충분히 공유되어야 한다. 

아쉽게도 처음 경험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확히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입시전형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필요한 정보가 적시적소에 전달이 잘 안 되거나 제대로 이해되지 않은 경우도 발생했다. 집단적인 공포심 또한 입시전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만일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22년 입시 전형이 21년 전형과 유사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할 것이다. 아마도 작년 경험이 있어 올해 입시전형 진행이 좀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것은 코로나로 인해 소통이 완벽히 이루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통의 본질은 ‘전달’이 아니다. 단순히 어떤 정보나 지침, 또는 여론을 전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소통의 본질은 그 전달된 내용의 의미를 상세히 설명하고 설득해 이를 수신인들 사이에서 공유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반영해 이를 개선하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소통의 본질은 양방향적인 것이다. 한 국가의 대입제도야말로 양방향적인 소통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제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입에 있어서 이런 양방향적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다. 지난 100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태를 맞아서 입시관련 주체들은 좋은 대입결과를 위해서 서로 소통하려고 했다. 비록 충분하고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 살짝 있었으나 공정과 투명 그리고 여기에 안전이 더해진 입시를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판단된다. 

현재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고 백신의 안정성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제 코로나-19 입시 2라운드를 맞이하여 미리 상황에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 올해 입시는 공정, 투명, 안전과 함께 존중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모두가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는 힘든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이를 서로 존중하려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즉 안전한 입시 전형에 더하여 안전하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공정하고 투명하면서도 안전하고 상호 존중하는 입시를 위해 예상되는 상황에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며 이는 서로 간에 더욱 자주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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