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용 사라진다’.. 학업성취도/사교육비 '10년새 심해진 양극화'
상태바
‘개천용 사라진다’.. 학업성취도/사교육비 '10년새 심해진 양극화'
  • 유다원 기자
  • 승인 2021.01.28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득 하위 20% 상위 20% 진입 가능성 ‘갈수록 희박해져’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저소득층 학생이 학업성취도에서 상위 20%에 속할 가능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양극화 또한 지난 10년새 더욱 심각해진 모습이다. 27일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교육 분야 양극화 추이 분석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교육분야 양극화 지수 가운데 하나인 '이동성 감소(불균등 배분)'의 변동성 지수가 117.3으로 나타났다. 이동성 감소는 2010년 대비 2020년 소득 하위 20% 집단이 교육분야 핵심 지표에서 상위 20%에 속할 가능성을 나타낸 것으로, 변동성 지수가 100보다 높을수록 10년간 양극화 정도가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20년부터 교육양극화 데이터 축적을 위한 연구에 돌입, 이번 보고서는 5년간의 연구 중 1차 연도의 결과를 담고 있다. 교육에 있어서 양극화 개념을 정의하고, 교육 분야 양극화 논의에서 핵심 이슈들을 도출해 지표로 개발함으로써 교육 분야 양극화를 진단할 수 있는 지수를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예시적 차원에서 가용한 데이터를 활용해 핵심지표별 지수를 산출한 후 동향을 파악했다. 해당 보고서는 교육 양극화를 '개인의 배경 등에 의해 교육의 기회, 과정, 결과에서 상하집단으로 쏠리게 되면서 중간층이 감소하고 집단 간 이질성이 커지는 가운데, 집단간 이동성이 약화되는 현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구를 위해 국민 인식조사, 전문가 조사, 신문기사 분석, 전문가 협의회 자문 등이 활용됐다.

저소득층 학생이 학업성취도에서 상위 20%에 속할 가능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사교육비 양극화 '심각'.. 저소득층의 계층 이동 가능성 '갈수록 낮아져'>
보고서는 교육 양극화 지수를 이동성 감소/중간층 감소/집단 간 차이 증가/집단 내 차이 감소의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집단 내 차이는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집단의 차이를 의미하며, 중간층 감소는 소득 중위 집단이 하위 집단에 더 가까워지는 것으로 수치가 100보다 커질수록 양극화가 심해짐을 의미한다. 지수를 구성하는 교육분야 핵심 지표는 유아 인지발달/사교육비/부모의 학습지원/부모의 문화지원/학습시간/교사열의/학업성취/성인역량/대학진학/대졸자 첫 소득 등의 10가지다. 

연구 결과 이동성감소(불균등 배분)에서 양극화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성 감소는 2010년 대비 2020년 소득 하위 20% 집단이 교육분야 핵심 지표에서 상위 20%에 속할 가능성을 나타낸 것으로, 변동성 지수가 100보다 높을수록 10년간 양극화 정도가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 이어 중간층 감소 104.6, 집단 간 차이 증가 101.8, 집단 내 차이 감소 98.8 순으로 2010년 대비 2020년 수준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4가지 양극화 지수 가운데 '집단 간 차이' 증가 지수가 157.1로 양극화 정도가 가장 심했다. '이동성 감소' 또한 155.5로 높았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차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음에 더해 저소득층의 계층 이동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암울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집단 내 차이' 감소와 '중간층 감소' 지수는 각각 104.9와 100.5로 양극화 수준이 덜한 모습이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상하위 계층 간 간극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중간층 감소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중간층의 하위계층으로의 유입이 낮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하위계층의 중간층 진입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연구진은 “입시를 위한 학업 성취 경쟁이 가정에서의 여러 지원, 대표적으로는 사교육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사교육비 투자 양극화 지수도 공개했다. 공교육보다 가정의 소득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교육비 투자에서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는 특징이다. 2020년 기준 사교육비 양극화는 ‘집단 간 차이 증가’ 지수가 무려 354.2로 나타났다. ‘이동성 감소’ 지수 역시 288.9로 심각했다. 특히 부모의 문화 지원/역량(학업성취)/학습시간/대학 진학 등 가정 배경과 연관이 있는 지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모습이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사교육비에서는 ‘중간층 감소’ 지수가 100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 중위 집단이 상위 집단만큼 사교육비를 투자함으로써 학력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일종의 ‘교육 투자’ 심리가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민인식 조사.. '교육계층 사다리' 체감도는 '더 높아'>
연구진은 선행연구와 언론기사 분석을 통해 도출한 교육 분야 양극화 이슈들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확인하고 해소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국민인식 조사를 함께 실시했다. 조사는 연구진이 설문지를 만들어 ㈜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국 17개 시도 만 19세 이상 70세 미만의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으며, 95%의 신뢰 수준에서 표본오차가 1.96% 발생했다. 2020년 5월25일부터 6월5일까지 온라인 패널을 활용한 웹조사 방식으로 설문이 이뤄졌다. 

설문결과 국민들이 체감하는 ‘교육 계층 사다리’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 분야의 양극화 정도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72.2%가 ‘심하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고등학생-대학생 학부모 비중이 높은 50대 이상이 교육 분야의 양극화를 가장 심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0대 79.0%, 40대 74.1%, 60대 70.4%, 20대 이하 68.8%, 30대 66.5% 순이다. 거주 지역별로는 지역 규모가 작을수록 교육 분야의 양극화가 심하다고 인식하 고 있었다. 읍면 75.5%, 중소도시 73.7%, 대도시 70.2% 순이다. 

교육과 관련된 양극화하면 떠오르는 것은 ‘교육 기회에서 타고난 조건에 따른 격차가 심화되는 것’이 44.6%로 가장 높게 응답됐다. 이어 ‘교육 기회에서 가정형편에 따라 차별받는 것(27.4%)’,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없는 것(22.3%)’ 순이었다. ‘교육 기회에서 타고난 조건에 따른 격차가 심화되는 것’에 대해 응답자 특성별로는, 여성, 중소도시, 초등학생 학부모, 모자가족,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원 이상 400만원 이상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가정형편과 상관없이 개인의 노력으로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30.6%만이 ‘그렇다’고 응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남성과 부자가족에서 상대적으로 동의율이 높았다. 거주 지역별로는 지역 규모가 클수록 가정형편과 상관없이 개인의 노력으로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대도시 33.2%, 중소도시 29.0%,  읍면 24.5% 순이다. 

설문 참여자 대다수가 소득격차에 따라 사교육 수준에도 많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 관련 양극화가 가장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으로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를 66.8%가 지목한 것. 그 다음으로 ‘유형별 고등학교 입학 기회(42.7%)’, ‘학부모의 자녀 교육 관심과 지원(37.8%)’, ‘명문대 입학 기회(32.2%)’ 등의 순이었다. ‘사교육비가 비쌀수록 교육의 질이 높은 편이다’라는 진술에 대해서는 자녀가 있는 학부모의 5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남성, 50대, 고등학생 학부모, 월평균 가구소득 800만원 이상에서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실질적으로 고액의 사교육을 경험한 가구에서 경험을 토대로 응답한 확률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비싼 사교육을 시키지 못하면 부모 노릇을 잘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라는 진술에 대해 학부모의 59.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연령이 높을수록 비싼 사교육을 시키지 못하면 부모 노릇을 잘 못한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60대 64.4%, 50대 62.9%, 40대 56.1%, 30대 53.2%, 20대 이하 48.4% 순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에 교육의 계층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국정과제를 내세웠지만,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는 등 교육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는 교육 불평등 지표/지수를 만들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자사고나 특목고 혹은 명문대 입시 경쟁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학업 성취 경쟁은 가정에서의 여러 지원, 대표적으로는 사교육을 통해 드러나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 양극화의 이슈는 공교육보다 가정 배경에 따른 가정의 지원 방식, 지출할 수 있는 사교육비, 구매할 수 있는 사교육의 질에 초점이 쏠려 있다. 한편 가정의 경제적 위기, 불안정은 가정에서 자녀에 대한 돌봄 결여로, 돌봄 결여는 학교 부적응이나 위기 청소년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김경애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복지연구실장은 “교육 분야 양극화는 미래교육 이슈와도 결합되어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인구 절벽 등의 변화는 현행 교육체제를 미래형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변화가 계층 간, 지역 간 양극화, 격차 심화로 연결될 것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 로 보아야 할 것이다”며, “교육 분야 양극화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미래와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전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2021수능 만점자 6명 선택학과는.. 인문 재학생 만점자1명 '수시납치'
  • [단독] 2021 서울대 실적(정시최초포함) 톱50, 외대부고 정상.. 하나 대원외 세화 대일외/명덕외/민사 톱7
  • [단독] 2021 서울대 실적(정시최초포함) 톱100, 외대부고 정상.. 하나 대원외 세화 대일외/명덕외/민사 톱7
  • 2021 서울대 정시 삼수생 검정고시 두각.. 일반고 축소 영재 과고 자사고 확대
  • [2021정시] SKY 합격선 어땠을까..서울대 인문계열 농경제사회 의류 인문 최초합컷 톱3 ‘하향지원따른 이변’
  • 2021대입 추가모집 ‘2005년 이후 최대’ 162개교 2만6129명..의대 6명 치대8명 한의대3명